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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내가 인간이라는 게 너무 지긋지긋하노.
왜 이런 나약한 감정이 드는지 모르겠노.
시도때도 없이 감정이 오락가락하고, 지치고, 병이 들고, 차에 치이면 뒤져버리고,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인간의 육체를 벗어나고 싶노.
이 몸의 주인인 나마저도 내 정신과 육체를 온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에 자괴감이 드노.
나는 인간이기 때문에 결국 인간의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인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위안을 얻으려고 하노.
인간이 싫지만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야 하고 모순되게도 다른 인간에게서 위안과 기쁨과 즐거움을 얻노.
나는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이노. 어떻게 해도 육체의 욕구에서 벗어날 수가 없노.
 
기계적으로 살고 싶노. 병들지 않고 녹슬면 언제든지 부품을 갈아끼울 수 있는 기계의 육신에 내 정신만을 넣어서 기계처럼 살아가고 싶노. 내 정신과 육체에 대한 완벽한 통제력을 손에 넣고 싶노.
인간은 왜 이렇게 나약한 거노? 왜 내 몸인데도 내 뜻에 따라주지 않는 거노?
왜 나라는 인간은 이렇게 모순적인 거노?
나는 강자를 미친듯이 선망하노. 그들처럼 되고 싶어서 개처럼 노력하지만 사실 한편으로는 알고 있노. 나는 결코 그들과 같아질 수 없노. 태생이 다르노. 환경, 유전자, 교육, 대우, 주변 인물 모든 것이 다르노.
동일 선상에 설 수는 없노. 밑에서 기던가 위에 서던가, 사회적인 가치를 초월하던가 셋 중 하나노. 난 사회적인 가치를 초월할 수도 없고 위에 설 수도 없노. 내가 패배주의에 찌든 인간인 거노?
나는 나 자신의 성취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강자들에게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서 봊빠지게 노력하노. 스스로를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를 어찌할 수가 없노.
상류층의 가식을 냉소하면서도 때로 그 가식과 여유가 부러워서 미칠 것 같고 결국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이노.
수많은 상표와 보석과 반짝이는 것들 앞에서 개새끼처럼 굴복하고 만다 이기야.
삶은 너무나 불공평하고 내가 홀로 완전해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노.
어느 순간 삶을 돌아보면 태생적인 강자들의 유능한 충견이 되어 만족하는 내 모습이 있을까봐 두렵노.
 
야망 전시글을 써도 모자랄 판국에 이런 글을 쓰게 돼서 씁쓸하다 이기야.
내일부터는 감정 추스르고 다시 목표만 보고 나아갈 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