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웜련들아

하용가

내가 2년 전에 공부하고 봉사하면서 노무 힘들었는데, 의무감때문에 계속 다닌 적이 있었노.

그 때 카톡으로 주절주절 내 생각 쓰기도 했고. 남이랑 비교하면서 진짜 괴로워 했었는데 최근데 그 글을 다시 word에 옮기면서

성찰하고 하는 시간을 가졌노.

진짜 신기한 게 2년 전인데 진짜 다르더라. 

비교하고 뒤쳐진다고 두려워하고 이거 아닌 거 같애.. 하면서도 조같은 의무감때문에 절대 못 내려놓고 너무 힘들었노

그래서 그냥 스스로에게 하는 말처럼 써 본 글인데 웜련들이랑 나눠도 보고 혹시라도 이 글 보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때 참고할 웜련있으면 공유하고 싶어서 올려보노!

 

 (내가 카톡에 썼던 글)

그 새끼보다 퇴보하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난다. 그 새끼가 뭔데, 지가 뭔데, 나보다 발전하는 건데. 내가 노력을 하면 되는데 나는 왜 정체하고 있는 것 같을까. 내가 학교 공부도 제대로 못하면서 이렇게  잡일하러 다니는 게 과연 잘 하는 일일까. 이거 아닌 거 같은데. 나 잘하고 있는 건가. 모르겠다. 내 청춘을 낭비하고 있는 건가. 그런 거라면 너무 슬프다. 미안하다. 스스로에게.”

(2015. 3 .17)

 

내가 힘들었던 주된 이유는 남과 비교하며 내가 뒤쳐지고 있다고 느꼈다. 내 맥락은 그 사람과 전혀 다른데 비교할 이유가 사실 전혀 없다. 저런 식의 비교는 내가 한국에서 미디어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계속 반복 학습했던 자동적 비교였다. 지금은 저런 비교는 거의 하지 않는다. 다만 나의 인생에서 계속 나를 쫓아다녔던 내가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은 한국에서 경쟁하듯 시험보고 경쟁하듯 공부한 학생들이라면 철저하게 공감할 것이다. ‘뒤쳐진다’ 인생에서 뭐가 뒤쳐진단 말인가. 도대체 내가 30살에 대학을 가든 40살에 아이를 낳든 무엇이 뒤쳐지는 것일까. 도대체 누구에 비해 뒤쳐진다는 것인가. 나는 처음 살고 내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이 땅에 처음이다. 뒤쳐진다는 건 정말 허구다. 사회적으로 주입된 허구. 아무도 나를 살아보지 못했고, 내 인생을 꿈꿀 수 없다. 근데 뭐가 뒤쳐질 수 있겠는가. 비교 대상 자체가 오류이다.

저 당시 나는 성장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그게 단지 ‘성장하고 싶다’를 넘어서서 ‘성장하지 않으면 나는 살 가치도 없다’ 라는 생각이 있었다.

일단 성장이 무엇인가?

무언가 지식을 더 머리에 넣고 어떤 걸 훈련 받음으로써 더 쓸만한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저 때 내가 정의했던 성장이다. 왜 나는 무엇을 더 머리에 넣어야 하는가? 머리에 더 넣어서 ‘성장’ 하면 누구에게 좋은 일인가? 이론적으로는 나에게 좋은 일이다. 근데 내가 ‘성장’ 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갉아 먹는다면 더 이상 그건 나를 돕지 않는다.

성장 하고 싶다는 생각은 나를 즐겁게 할 때만 기능적이다. 성장 하고 싶다기 보다는 ‘남들만큼’ 뭔가 이뤄내고 알아가지 않으면 나는 쓸모 없고 도태된 인간이라는 명제가 내 머리 속에 들어 있었다. 애초에 쓸모 있어질 필요도 없다. 사실 우리가 그토록 집착하는 취업이라는 게 필요한 이유가 돈인데, 현재 나는 당장 굶어죽을 상황이 아닌데도 강박적으로 생존하려고 했다. 저 생각은 그냥 자동적인 것이다. 쓸모 있어져야만 한대!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다.

'쓸모 있어져야만 해!'라고 나에게 주입한 그 사람이 내 시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감히 내 시간 대신 살아주게끔 내가 허락하지도 않는다. 근데 왜 남의 말이 중요한가? 왜 내가 쓸모 있어져야 하는가? 나는 그냥 숨쉬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무엇이든 누릴 자격도 있고 편하게 살아야 한다. 근데 사회가 잘못되어서 태어난 이들을 제대로 지원해주지도 못하고 닥달하여 사회의 부품으로 기능하기만을 바란다. 핀란드 선진국에서 왜 노인도 아닌 사람들에게 월 100만원씩 주자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겠는가? 숨쉬는 것만으로 살만한 조건을 만들어줘야 ‘쓸만한’ 사람이 되기 위한 생존 경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처럼 말이다.

(주석: 기본소득(基本所得, 영어: unconditional basic income, Citizen's Income, basic income guarantee, universal basic income, universal demogrant)은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이다.[1] 적어도 18세기 말에 사회 사상가 토머스 페인이 주장했다.[2] 1970년대 유럽에서 논의가 시작되어 2000년대에 들어 급격히 논의가 확산되었다. 핀란드는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 보장제를 실시한 국가로, 핀란드 사회보장국(KELA)은 복지수당을 받는 생산가능인구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기본소득 월 560유로(약 70만 원)를 2017년 1월 1일부터 지급하기 시작했다.[3] 

 

기본 소득을 받는 사람의 생각 예상:

나는 숨쉬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먹고 살 수 있고 문화도 경험할 수 있고 이런 저런 것들을 고민할 여유도 있다. 근데 그렇게 살다 보니까 뭔가가 하고 싶네? 그러면 국가 지원 받아서 해보고. 그러다 보니까 더 배우고 싶네? 그럼 배워 보고. 그러다 보니까 질리면 쉬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일 같은 걸 해보고 싶으면 지원도 해보고, 떨어지기도 해보고 붙기도 해보고. 그렇게 6개월 정도 일하다가 지겨우면 그만두고 실업수당 받으면서 여행도 다니고 그러다가 질리면 다시 돌아와서 다른 일도 해 보고…

 

이런 식으로! 이런 식으로 살면 우리는 ‘쓸모 있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바보 같고도 잔인한 인생의 명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한국은 기본 소득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해야만 한다. 세금을 몇 십억 가져다가 땅 파고 강 만들 게 아니라 한국 청년들한테 한 달에 100만원씩만 줘봐라. 그리고 숨통 좀 틔여줘봐라. 너 죽을 똥 살 똥 안 해도 숨쉬는 것만으로도 일단 할 일 다했으니까 너 구직 하고 싶을 때까지는 최소 생활비 받으면서 일단 편하게 살아. 괜찮아. 세금으로 그런 걸 하는 게 나라다. 그걸 나라가 못하면 부모라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애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 부모 노릇 해야 한다. 사회에서 부모가 알려주는 바보 같은 명제들, 의무들(뒤쳐지면 안 돼. 다른 사람 하는 거 너도 다 해야 돼. 성공해야 돼) 무시하고 자기가 스스로 세상 사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정신병 걸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나도 스스로 양육 중이다. / 한국이 기본 소득 주려면 앞으로도 100년 넘게 더 있어야 하므로 최소한 모부에게 받아낼 수 있는 사람들은 제발 좀 받아내서 '생존경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고싶은 일만 했으면 좋겠다. 견디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 내가 느꼈던 저 느낌. ‘이거 아닌 거 같은데’ 저 느낌은 정확하다. 그래. 그거 아니다. 그거 그만두는 게 맞았다. 너 청춘 낭비하고 있는 거 맞았다. 물론 이미 지나갔으니 이제 어쩔 수 없지만. 너 청춘 낭비하고 너 스스로 학대하며 괴롭게 한 거 맞다. 근데 나는 이제는 그러기 싫다. 내가 아닌 거 같으면 아닌 거다. 그만둬라. 그게 무엇이든 그냥 그만둬라. 당장 그만둬라. 제발 좀 그만둬라. 그게 관계든, 일이든, 생각이든 뭐든. 니가 아닌 거 같으면 그냥 그만 좀 둬라 제발.

 

 

여기까지가 내가 써본 글이노. 써보면서 느낀 게.. 2년 전이지만 만약 내가 그냥 자동적으로 계속 살았다면 여전히 힘들어도 참으면서 하고, 이거 아니겠지 해도 그냥 하고. 성장에 대한 강박 때문에 미친듯이 이것저것 배우고 증명하려고 노력하고 했을 거노. 나는 지금 취업도 안 한 상태고 한국에 있는 상태이노. 그러나 마음이 저 당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봉사도 열심히 했던 때보다 훨씬 편안하노. 왜냐면 내가 싫은 거 안 하거든. 안 참거든. 비교도 거의 안 하노. 이제 성장 강박 같은 거는 거의 버렸노. 그리고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노. 

워마이드하면서 진짜 도움 많이 받은 것 중에 하나가 저거였노. 비교 안 하는 거. 그리고 돈 필요하면 모부에게 받아내서라도 편안히 살라는 거. 너가 아닌 거 같으면 그만 두라는 거. 남에게 추천받을 거 없이 니 지금 인생 너가 처음 사는 거니까 니가 제일 전문가라는 거. 너만 믿으라는거. 진짜 정말 너무 고맙노. 

그래서 나도 공유해보고 싶었노. 즐웜해라 이기야

그리고 너련들도 읽으면서 든 생각 있으면 공유해주면 좋겠노. 나는 생각 공유하고 경험 공유하는 거 앵나 좋아하노 퍄퍄